뜨개 에세이 <아무튼, 뜨개 >, 뜨개는 실로 하는 번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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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책

뜨개 에세이 <아무튼, 뜨개 >, 뜨개는 실로 하는 번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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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문고판 사이즈


뜨개 에세이 <아무튼, 뜨개 >, 뜨개는 실로 하는 번역이다.


아무튼 시리즈가 유행이라 은근 거부감이 있지만, (유행에 대한 태생적 거부감 있음)

뜨개 이야기라는데, 그것도 예쁜 사진과 한 달 양식과 같은 도안이 빼곡한 그 흔한 뜨개 도안집이 아닌

뜨개와 마음을 나누고 뜨개와 힘껏 사랑한 평범한 뜨개인의 뜨개 하는 마음이 담긴 에세이집이라는데,

끌리는 건 너무도 당연한 책이다.

 

어제 택배로 받았다.

책 값이 구천 몇 백원이니 할인해서 더 싼 걸 감안해서라도

포장을 뜯고 '뭐지?' 싶었다.

반가운 마음과 문고판 사이즈의 가벼운 느낌이 교차하는 가운데 조금 당황했다.

문고판 사이즈는 예상 밖이었던지라...

함께 구매한 책이 우리가 흔히 보는 보통의 사이즈인데 그 책 안에 폭 안기어 아기처럼 내게로 온

<아무튼, 뜨개>

 

물론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격하게 공감했다.

계속 머리를 끄덕이며 책 속의 저자에게 '그 마음 내가 알지?'라며

공감을 보냈다.

 

나도 이런 주제로 책 한 권 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에서 주관하는 글쓰기 모임에서 책 내는 걸 지원해 주는 사업을 하고 있어서 참여하려고 준비 중...)

이 책을 참고 삼아 나만의 뜨개 에세이를 계획해 보리라 생각하며

읽으니 더 특별하게 읽히는, <아무튼, 뜨개>

 

 

저자

 

이 책의 저자는 번역가로 먹고사는 사람인 듯.

저자 이름은 아마도 필명이지 싶다.

필명이 아니라면 너무 인형 같은 이름이다.

'라미', '서라미'

 

어느 날 문득, 뜨개를 알게 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는 그녀.

이런저런 취미를 배회하다 뜨개에 정착하게 된 이유를

이 한 문장 때문이라고.

 

"I Knit So Don't Ckoke People."

나는 뜨개 덕분에 다른 사람을 숨 막히게 하지 않는다.

 

뜨개를 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는 그녀, 그리고 나.

그녀들이 그러하둣, 나 또한 불안감에 못 이겨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않게 되었고,

그런 면에서 뜨개가 그녀들의 인생을 그리고 내 인생을 바꾸었다고 나 또한 생각한다

 

 

목차

뜨개 덕분에 속 편한 사람이 되었다는 그녀는

느긋해 졌다고 했다.

조바심 내지 않게 되었고 기다리는 법을 알게 되었다 한다.

무엇보다 힘 빼고 사는 법을 배웠다 이야기한다.

 

나 또한 저자처럼 뜨개, 바느질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손재주는 또 얼마나 어설픈지...

 

 

나를 손뜨개의 세계로 입문시킨 건 동네 카페 사장님이시다.

손재주가 뛰어난 사장님의 손뜨개 작품들의 전시회장 같았던 그 예쁘고 포근하고 따스한 공간에서

어느 해 겨울을 났다.

넘치는 일거리와 집과 직장에서의 무거운 책임감에 눌려 매일 슬프고 힘들다를 입에 달고 지내던 그런 시절.

그 카페에 가면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과 함께 포근한 털실의 감촉에 마음이 풀렸었다.

그리고 형형색색의 털실들은 내게 덕지덕지 내려앉은 우울을 말끔히 씻어 갔다.

화려하다 싶은 순간, 순정 만화 같은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털실의 색감은 마법의 실오라기 었다.

 

사장님의 작품을 애정 하며 매일 감상하다 보니 나도 뜨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고...

쌩왕초보의 험난한 초보 탈출기가 꽤 오래 좌충우돌하며 지나갔다.

 

뭐 지금도 초보 수준이지만, 유튜브나 도안만 있으면 웬만한 건 척척!! 대충 흉내는 내는지라...

 

 

내가 손뜨개를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푸는 것이다.  '푸르시오"

막막하지만 틀린 걸 그냥 갈 수 없으니 수십 단을 수백 코를 푼다.

마음을 비우게 되었다. 이젠.

 

몇 시간, 혹은 며칠 뜬 것을 아깝다고 풀지 않는다면

그것은 온전한 작품이 될 수가 없다.

 

그것이 내가 뜨개를 뜨면서 배운 것이다.

궁서체로 말하니 심각한 것 같은데..

쫙쫙 풀면서 과거의 시간에 매이지 않는다.

이것도 과정이라 생각하며 뜨개 시간에 집어넣는다.

있어야 마땅한 시간인 것이다.

다시 푸는 시간도.

 

그래서 이젠 그리 아쉽지 않다.

'푸르시오' 타임이.

 

 

 

 

부록/도안

 

'그래도 나의 정체성은 뜨개 책이야 '라며

웅석부리둣, 책 뒷장에 부록으로 도안을 넣은 것이 귀엽다.

책 표지에 있는 스웨터 도안인 모양인데...

아직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언제 써먹을지 기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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