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운 날, E언니 만나 삼겹살에 맥주 한 잔 하며 저녁 먹음.
작년에 직장에서 만난 언니. 지금은 퇴사 후, 쉼.
정 많고 좋은 사람이 되고자 자기 수양 많이 하는 괜찮은 언니.
이 언니랑 함께 퇴사한 분 중 한 분이 동료들 사이에서 파워가 있었는데, 내 시선에선 부정적인 힘 과시였음.
제 입맛대로 휘두르는 경향 뚜렷, 실제로 팀원들이 이 선임 눈치를 많이 봤음. 경직된 분위기나 한 사람이 힘을 과시하는 뷴위기가 견디기 힘들어 퇴사 고민 많이 했었는데, 다행인지 뭔지 팀장님과 불화로 이 분이 그만두게 됨.
입사 일 년 차인 내 눈에 부조리해 보였던 부분들이 있어 이의제기 했었고 약간의 소음 끝에 수정됨.( 예로 매달 커피 값 각출, 공금임에도 회계 자료 없는 총무의 쌈짓돈이 됨)
퇴사 후에도 이분이 현 총무와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우리 팀 내 사정을 보고 받고 지시하고 있다 함. 그 과정에서 내가 문제 제기한 커피 값 각출의 강제성(커피 안 드시는 분도 있는데)과 회계 장부 없는 공금 관리로 인해 커피 마시는 분들만 커피 값 각출하기로 결론지어진 사안에 대해 불만을 품고, 저 언니 표현을 빌리면 매일 입에 거품 물고 나를 욕하고 있다 함.
화 날 수 있다 생각함. 그들이 10여 년 동안 그렇게 했었고 지금껏 아무도 그것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았다 하니까. 그렇다 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커피 값 얼마 내라고 신입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건 옳지 못함. 더구나 내가 매달 내는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고 궁금해도 지출 내역조차 없는 공금의 행방은 오해의 소지가 분명 있으니 분명하게 근거를 남기고 함께 열람하는 건 회비 내는 자의 권리임.
나를 욕하는 이미 퇴사하신 그분은 찔리는 것이 있는 듯함. 무엇보다도 이젠 퇴사자로서 아무 권리도 없는데 여전히 자기 힘을 과시하고 뒤에서 조종하려는 그분은 정상은 아닌 듯함.
이젠, 절대로 용감하게 싸우지 않으려 했는데…
나도 참…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고 사는 게 맞는 걸까?
그저 내 일하며 월급이나 받으며 되는 걸까?


H언니 오늘 만나 점심 식사함.
오징어 볶음. 반찬 모두 사장님이 직접 만드는 맛집.
H언니도 현 직장에서 만난 동네 언니.
이 언니도 퇴사하고 옆에 새로 생긴 호텔로 재취업 하심.
업무가 업그레이드되심.
나도 지난여름 이직하고 싶었는데 현직장 일 년 채우고 싶어 이직 보류했었음. 지금 후회 중.
그때가 기회였음.
H언니한테 묘한 걸 느끼는 중.
입사 일 년 지나고 이 언니 다니는 호텔로 자리가 나면 이직할 거라 이야기하면, 오지 말라고 함.
이런저런 힘든 것들 얘기하면서 안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함.
그런데 막상 본인은 이 직장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 지금 자녀 문제로 천안에 이사를 가면서 직장을 그만둬야 할 상황인데, 기숙사 생활을 고민하면서까지 이 직장을 잃는 걸 아쉬워한다는 것!
직급도 올라갔고 급여도 우리보다 20% 이상 많으니 놓치기 쉽지 않을 것임.
그런데 좋은 걸 왜 나랑 함께 하는 걸 꺼리는 걸까?
그동안 우리 잘 지냈는데 왜 나랑 함께 일 하는 걸 꺼리는 걸까?
섭섭함.

H언니랑 밥 먹고 비건 빵 파는 카페서 빵 또 먹음.
사람이란 알 수가 없다.
친구 S에게서 겪었던 섭섭함이 밀려옴.
내가 직장 안 다니고 쉴 때, 그녀의 상사가 나를 강사로 와 달라 부탁했는데, 친구 S도 내 사정 뻔히 알면서 그 제안을 거절해 달라 부탁했었다. 함께 일하다 보면 친구인 나 마저 잃을 것 같다면서.
섭섭했지만 친구 부탁대로 거절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친구 S의 마음을 온전히 믿지 않게 되고 조금씩 거리를 두게 되었다. 결국 지금은 연락 끊음. 이유는 내가 가장 힘들 때 걔는 인생의 화양연화였고 그걸 내 앞에서 끊임없이 자랑했었다. 은근히…
내가 요즘 조금 힘드니 잠시 쉬었다가 다시 보자고 했더니, 자신이 했던 일 중 찔리는 일을 거론하며 그것 때문이냐고 하더라. 아니라고 너 때문이 아니고 내가 지금 힘들어서 그러니까 오해 말랬더니, 그래도 너는 형제들이 다 잘 살고 있잖아. 나는 나만 괜찮아라고 맥락 없는 고백을 하더라. 그래서 그녀와 나 사이의 이십여 년의 만남의 깊이를 깨달았지. 겨우 그 정도였던 것. 누구 탓이 아니다. 나도 그 정도밖에 그녀에게 주지 못했을 거다.
H언니의 그런 마음도 내 마음의 거울일 뿐일 것이다.
진정 마음을 다하지 못한, 진짜 내려놓고 그분을 대하지 못한 내 탓이 클 것이다.
섭섭함은 어쩔 수 없지만 이해는 한다.
뭘 기대할 것인가!!!
어쩌면 나도 그들과 다를 바 없을 텐데…

H언니 잡 앞까지 모셔다 드리고
적적하고 쓸쓸한 감정을 정리하려고 단골 카페에 와서 부드러운 카푸치노 한 잔 하고 있다.
가만히 글을 쓰면서 생각하다 보면 문제의 핵심이 보이고 감정이 정리가 된다.
그들에 대한 섭섭하고 부정적이던 감정이 정리하는 중에 이해가 되면서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준대로받는 법!
내가 그들에게 좋은 것만 주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솔직함을 가장해서 그들을 비난했었을지도,
어떤 것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척하면서 그들이 불편해하는 뭔가를 건들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침묵해야 했거늘.
잘 들어줘야 했거늘.
내 의견 따위 그냥 혼자 간직했어야 했거늘.
그저 따스한 마음으로 그들을 품었어야 했거늘.
내 그릇이 요거밖에 안 되어서 내 옹졸한 마음을 그들이 본 것일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서 그런 걸 보았듯이.
내겐 여전히 어려운 침묵!
그러나 여전히 내가 실천해야 할 가장 큰 숙제!
그들과 윈윈하고 싶다.
그들과 진정 편안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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